중기부 '성장사다리 복원'선언, 지원에서 성장으로 썸네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내년도 업무계획을 통해 ‘중소·벤처·소상공인 성장사다리 복원’을 핵심 비전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동안 위기 대응과 생존 지원에 초점을 맞췄던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선별해 집중 육성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겠다는 메시지입니다. 단순히 지원 규모를 늘리기보다, 정책 자원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를 다시 정리하겠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이번 계획은 청년 창업, 지역 투자, 제조 중소기업의 AI 전환, 벤처투자 활성화 등 전반적인 중소기업 정책을 ‘성장 중심’으로 재배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정책이 복지 성격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변화로도 해석됩니다.

청년 로컬 창업 1만 개사, 지역을 성장의 출발점으로

중기부는 내년부터 청년이 주도하는 로컬 창업가 1만 개사를 발굴하고, 이 가운데 1000개사를 지역을 대표하는 로컬 기업가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창업을 수도권 중심의 기술 스타트업에만 한정하지 않고, 지역 상권과 문화, 관광을 결합한 형태로 확장하겠다는 시도입니다.

로컬 창업타운 조성과 지역 지원 비중 확대, 글로컬 상권 육성 등은 청년 창업을 단순한 일자리 정책이 아니라 지역 활력 회복 수단으로 연결하려는 접근으로 보입니다. 다만 창업 숫자 확대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후 관리와 시장 연계가 얼마나 이뤄질지가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소상공인 정책, ‘위기 대응’에서 ‘관리와 선별’로

소상공인 정책에서도 변화가 감지됩니다. 대출을 보유한 소상공인 300만 명을 대상으로 위기 징후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AI 기반 경영 분석과 맞춤형 정책 안내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은 사후 지원이 아니라 사전 관리에 가까운 접근입니다.

경영안정 바우처 지급, 점포 철거비 지원 등 기존의 안전망은 유지하되, 동시에 성장 가능성과 회복 가능성을 기준으로 정책을 차별화하겠다는 의도가 읽힙니다. 이는 모든 소상공인을 동일하게 지원하기보다는, 정책 효과를 높이겠다는 방향 전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장에서 이를 ‘선별’이나 ‘차별’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정책 설명과 소통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 중소기업 AI 전환, 성장의 필수 조건이 되다

중기부는 제조 중소기업 정책의 핵심으로 AI 전환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2030년까지 스마트공장 1만 2000개 구축, 내년 첨단 AI 스마트공장과 상생형 스마트공장 확대 등은 중소기업 경쟁력을 기술 기반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입니다.

이는 인건비와 생산성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제조 중소기업 현실을 반영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다만 기술 도입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 내부의 활용 역량입니다. 스마트공장이 ‘설비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생산성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인력·운영 지원이 병행돼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벤처투자와 공정 생태계, 성장의 뒷받침 조건

벤처투자 활성화 역시 이번 계획의 중요한 축입니다. 지역성장펀드 조성, 모태펀드 국민계정 신설 등은 민간 자금을 벤처와 스타트업 시장으로 유도하겠다는 의도입니다. 동시에 기술 탈취와 불공정 거래 근절을 위한 제도 강화도 함께 제시됐습니다.

성장을 강조하는 정책일수록 공정한 경쟁 환경이 전제되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될 수 있습니다. 중기부가 성장 지원과 함께 공정·상생 생태계를 함께 언급한 점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

중기부의 이번 업무계획은 ‘얼마를 지원할 것인가’보다 ‘누구를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전환점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청년 창업과 지역 투자, AI 전환과 벤처투자 활성화는 모두 성장사다리를 다시 세우기 위한 시도로 연결됩니다.

다만 성장 중심 정책은 필연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동반합니다. 정책에서 밀려나는 집단이 생기지 않도록 안전망과 성장 정책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원을 넘어 성과로 이어지는 성장사다리가 실제로 복원될 수 있을지, 정책 실행 단계에서의 정교함이 중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