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1차 프로젝트 착수, 금융은 어디로 움직이려는가 썸네일

금융위원회가 내년 업무보고를 통해 국민성장펀드 1차 메가프로젝트 7건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간 30조 원씩, 5년간 총 150조 원을 투입해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경제 대도약을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이와 함께 청년·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연 4.5% 수준의 정책금융 상품을 신설하고, 금융안정과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등 ‘생산적·포용적·신뢰받는 금융’이라는 세 가지 축의 금융 대전환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업무계획은 단기적인 경기 대응을 넘어, 금융의 역할 자체를 다시 정의하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자금이 어디로 흘러가야 하는지, 그리고 금융이 누구를 위해 작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생산적 금융, 돈의 방향을 바꾸겠다는 선언

금융위가 제시한 ‘생산적 금융’의 핵심은 자금의 흐름을 부동산·수도권·대출 중심에서 기업·지역·투자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점입니다. 국민성장펀드는 그 상징적인 수단입니다. AI, 반도체, 이차전지 등 산업과 지역 파급효과가 큰 7건의 1차 메가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첨단산업에 대한 장기적이고 대규모 금융 지원이 본격화됩니다.

은행은 기업금융의 본래 역할로, 증권사는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투자은행으로 기능을 재정립하겠다는 방향도 제시됐습니다. 이는 금융회사의 영업 관행을 바꾸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러한 전환이 실제로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규제 완화와 함께 금융사의 위험 회피 성향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보입니다.

국민성장펀드 1차 프로젝트 착수, 금융은 어디로 움직이려는가 '포용적 금융'

포용적 금융, 긴급 지원에서 구조 개선으로

포용적 금융 부문에서는 단기적 구제책을 넘어 구조적인 신용 회복 경로를 만들겠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연 4.5% 금리의 청년 전용 마이크로 크레디트와 취약계층 생계자금 대출 신설은 금융 접근성이 낮은 계층의 첫 진입을 돕는 장치로 설계됐습니다.

채무조정 성실 이행자 대출 확대, 불법사금융 예방대출의 금리 부담 완화, 정책서민금융에서 제도권 금융으로 이어지는 ‘크레디트 빌드업’ 구조 역시 단순한 지원을 넘어 재기를 전제로 한 설계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정책금융이 실제로 민간 금융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못할 경우, 다시 일회성 지원에 그칠 가능성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신뢰받는 금융, 규율과 보호를 동시에 강화

금융위는 금융안정과 시장질서, 소비자 보호를 금융정책의 기본으로 재확인했습니다. 가계부채 총량 관리와 DSR 중심의 여신 관리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불공정거래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 체계를 강화하고 디지털금융안전법 제정 등 금융보안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보이스피싱, 불법사금융 피해에 대한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과 치매머니 관리, 마이데이터 AI 대리인 도입 등은 국민 생활과 직접 맞닿아 있는 영역에서 금융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금융 혁신이 편의성만 강조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제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도가 보이는 대목입니다.

결론

금융위원회의 이번 업무보고는 금융을 단순한 중개 수단이 아니라, 산업 구조와 사회 안전망을 함께 설계하는 정책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대규모 투자와 포용적 금융, 엄격한 규율이 동시에 추진되는 만큼 정책 간 균형과 실행력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방향은 비교적 분명해졌지만, 이 금융 대전환이 실제로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성과로 이어질지는 운영의 묘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